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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이 머무는

대둔산, 단풍과 설경사이로

● 배낭하나 둘러메고 ●

2021년 11월 12일 금요일, 대둔산,

가을이 익어가는 줄 알고 갔는데 이미 겨울로 들어서고 있었다

가을과 겨울을 다 만끽하는 대둔산이었다

 

대둔산은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 충청남도 논산시 벌곡면,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에 결쳐있는

878m,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불릴 만큼 암봉들이 웅장하고 아기자기하다

 

금요일 평일이라 그런지 주차장은 한적하다

그리고 아래는 아직 가을이다

 

이 동네는 감이 풍성한가보다

보기만 해도 따듯하다

곶감이 되기위해 햇빛에 익히는 중~

 

10여년 만에 다시 찾은 대둔산

이번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종착지인 금강구름다리 전까지 간다

 

날씨는 흐리지만 운치가 있다

밑에와는 달리 단풍은 없고 낙엽만 바람에 날리고 있다

 

51인승 2대를 상하로 운영한는 케이블카

6분이면 닿는다

 

대둔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웅장하다

이 그림을 보니 잠시 장가계를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거기도 멋졌었다

 

상부 케이블카 종착지

흐린가을 하늘이라 예감은 했는데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야 호!!!  반갑다 함박눈아~!!!!

대둔산은 이미 겨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고 본격적으로 산행을 한다

날이 차가우면 케이블카 상부 한방 찻집에서 따듯한 차 한잔도 좋다

우리도 그렇게 했다

눈내리는 대둔산 뷰를 바라보며 한방차를 마신게 기억이 새롭다

또는

보온통에 담아가서 정상에서 따듯한 한방차 한잔도 좋을 듯 싶다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오르기전 인증샷

 

드디어 

금강구름다리에 왔다

요즘 한창 출렁다리가 인기가 있지만(지금은 하늘길) 대둔산의 구름다리는 꽤 오래 됐다

40년전에도 있었으니까

 

눈이 오는날이라 깊이는 알 수 없지만

더 몽환적이다

 

나 떨고 있니?

 

건너오는 동안 눈이 조금 가셨다

다리가 선명하다

 

근데 구름다리의 스릴도 느끼기도 전에 삼선계단이 앞을 가로 막는다

 

와~~~ 저곳을 올라야 한다니

벌써부터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래~ 한계단 한계단 밟고 오르자!!!

주의를 둘러 볼 여유도 없이 그져 앞만 보고 올랐다

마치 지금까지 살았던 인생같다

 

한참을 올랐는데도 앞에서 그런다

이제 반 왔다고~ 헐!!!!

 

해냈다는 안도감에 뒤에서 받쳐준 친구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내리는 눈에도 감사함을 느낀다

 

눈이내려 싸리나무같은 나무에도 목화가 열리고~

 

이끼를 품은 나무도 눈이 앉았다

 

고산에 사는 조릿대에도

새의 발자국이 선명하다

 

이제 다왔나보다

저기가 마천대 정상으로 가는 삼거리다

저기만 가면 능선이니 편안한 길이다

 

케이블카 종착지에서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거치지 않고도 정상에 갈 수 있다

하지만 대둔산의 묘미는 이곳을 경유하는 것이니 경험하는것도 좋을 듯 하다

위험하다고 느끼면 우회로 돌아 정상으로 갈 수 있다

 

용문골 삼거리와 마천대로 가는길 3거리에 왔다

날이 좋으면 이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데크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부터 마천대 정상은 150m

 

흰눈 세상이 되어 있었다

날도 조금씩 개고 있다

 

조릿대에도 더 풍성하게 눈이 내렸다

 

드디어 마천대의 개척탑이 보인다

 

서북쪽의 완만한 능선에는 맑은 하늘이 보이고

남쪽 절벽에는 짙은 안개가 움크리고 있어 언제든 포효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비되는게 장관이다

 

내리던 눈이 완전히 멈추고 딱 10분간만 포톤존이 하락한다

 

우리 일행은 그곳에서 우정을 개척하며 만세를 불렀다

 

 

흔하지 않은 이런광경

정말 멋지다

 

우리는 우측 200m쯤 소나무가 서있는 작은 능선으로 이동하여 점심을 먹었다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내리는 산 정상 소나무 밑에서

수제 도토리 묵과 양념, 꼬마김밥이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눈이 소복히 쌓이고 있다

 

내리는 눈으로 마천대가 있는 정상은 보이지 않는다

 

이제 눈감상 그만 하고 하산~

 

마천대에 올랐던 계단입구로 다시 왔다

눈이 계속 내린다

 

우리는 내려가고

 

올라가시는 분 뒤에서 포착~

마치 설국계단으로 오르는 듯~

 

지열이 있어서 그런지 등산로 돌 계단에는 눈이 녹는다

하지만 나뭇가지나 잎에는 눈이 쌓여 있다

땅과 나무의 명도가 뚜렸하다

 

나무가 하얀 털실로 갈아 입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 갈때나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에도

반드시 아이젠을 가지고 가야한다

다행히 오늘은 날이 포근해서 바닥이 얼지는 안았지만 반드시 준비하자

 

이제 조릿대도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모양이다

 

눈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솜사탕을 받아 먹는 사진도 찍는다 ㅎㅎㅎ

 

그렇게 쉬고 눈과 대화하고 내려오니 케이블카 종착지인 구름다리에 다시 닿았다

뒤에 거의 수직으로 놓여진 삼선계단이 있다

여기서 봐도 아찔하다

 

케이블카 타고 내려오니 다시 가을이 찾아 왔다

촉촉히 젖은 단풍나무

 

대둔산은 워낙 유명해서 등산로 입구에 상점들이 즐비하다

우리는 그곳에서 인삼튀김으로 떨어진 원기를 채웠다

 

주차장에 내려오니 날이 개기 시작한다

배티재 방향의 산 능선에는 하늘이 열리고 있다

 

산위에 어떤 모습인지 상상이 간다

늦가을에는 저게 눈이 된다는 사실~

 

우리가 머문 대둔산장과 머리위로 날으는 케이블카

 

담 날 아침에야 발견한 산장님이 키우는 땡감

맑은 하늘과 대비되니 색감이 이쁘다

 

배티재 휴게소에서 본 대둔산 동편

맑은 하늘과 뭉게구름, 그리고 아기자기한 암봉들

호남의 금강산이 맞았다

 

멋진 대둔산

기다려라! 다음에는 봄에 간다

가을인 듯 겨울이었던 대둔산

겨울인 듯 가을이었던 대둔산

 

단풍과 눈을 동시에 만끽했던 대둔산!

친구들과 함께해서 더욱 즐거웠던 산행이었다